죽음 썸네일형 리스트형 소멸되는 것...혹은 사라지는 것. 죽음을 앞둔 두려움 중 하나는 바로 소멸(消滅)된다는 점일 겁니다. 내가 지니고 있는 모든 것, 내 존재가 사라지는 두려움 말입니다. 모든 이에게 각인되어 온 나의 존재가 기억에서만 존재하고시간이 흘러 그 기억조차 사라지는 순간도 올 겁니다. 본디, 유가(儒家)에서는 죽음의 이후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도교(道敎)에서 나온 신선, 사후세계의 자세한 나열들이 지금껏 우리 정서에 큰 영향을 끼쳐왔습니다. 여기에 조금 더해 불교의 정서도 큰 몫을 합니다. 사후에 영원한 삶이 있고 미래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소멸하는 죽음도 마음 깊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라지는 건, 시작이 될 테니 말입니다. 더보기 초종(初終) 예서(禮書)엔 "소인의 죽음을 사(死)라 하고 선비와 군자는 종(終)이라고 했다.사람됨의 도리를 다하여 그 끝이 드러남에 따라 마칠 종(終)자를 썼고,그 사이에 글자 상(喪)을 가져와 군자의 죽음을 상례(喪禮)라 하였다."*주자가례, 예기 그 시절엔 죽음도 반상(班常)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했단 사실에 놀랍기만 합니다.어디 그뿐만 이겠습니까? 지금은 임종을 뜻하는 초종(初終:돌아가시다)만 씁니다. 빈소에선 이제 "우리 아버님 초종이 발생하셨습니다."라고초배(첫인사) 시 이렇게 인사를 드립니다. 시대의 편차는 크게 다릅니다.우리의 마음도 그럴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