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두려움 중 하나는 바로 소멸(消滅)된다는 점일 겁니다.
내가 지니고 있는 모든 것, 내 존재가 사라지는 두려움 말입니다.
모든 이에게 각인되어 온 나의 존재가 기억에서만 존재하고
시간이 흘러 그 기억조차 사라지는 순간도 올 겁니다.
본디, 유가(儒家)에서는 죽음의 이후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도교(道敎)에서 나온 신선, 사후세계의 자세한 나열들이 지금껏 우리 정서에 큰 영향을 끼쳐왔습니다.
여기에 조금 더해 불교의 정서도 큰 몫을 합니다.
사후에 영원한 삶이 있고 미래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소멸하는 죽음도 마음 깊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라지는 건, 시작이 될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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