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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斷想...

점복신앙(占卜信仰) 얼마 전 AI가 인간의 사주를 봐준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젠 우리의 미래를 AI에게 의존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니 그 저 놀랍기만 합니다. 바야흐로 인간의 길흉화복과 재화초복을 AI에게 의존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중대한 이성의 문제도 기계 혹은 로봇이 미래의 방향타가 되는 날도 머지않아 보입니다.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우릴 한 없이 작아지게 만들어 버리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사회에 살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우린 늘 미래불안을 않고 살고 있으며 예측가능한 데이터를 얻길 바랍니다. 이는 사회적으로 완전한 삶과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한계에 대한 끝없는 고민일 겁니다. 고대로부터 우리 인간은 점복(占卜)을 통해 앞날의 불안감을 없애고자 하는 믿음을 가.. 더보기
저승은 어디일까? 매우 흥미롭게 드라마 '조명가게'를 모두 시청했다. 잘 만든 드라마다. Excellent!!!!!느낀 점을 염사(장례지도사)로서 몇 자 남겨본다. 일반적인 무(巫) 사상 혹은 무교는 전편의 글에서 언급하였듯이 특히 유불선의 영향이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혼과 백의 분리로 혼은 하늘로 백은 땅으로 분리 후 다른 세계로 간다는 이치이다. 저승도 이 세상과 마찬가지로 사람세상이라고 한다. 이곳을 황천(黃泉)이라 하고 혹은 구천(九泉)이라 한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떠돈다 하여 '구천(九泉)을 맴돌다'는 표현이 여기서 나왔다. 아직 자리잡지 못하고 여기저기 맴도는 모습이 마음 아프다.(드라마에서도 한 자리를 계속 맴돌고 있다.)그래서 사망 직후 3일 동안은 이승과 저승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라고 하는 이유가.. 더보기
괜찮은 장례지도사와의 만남?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황망하고 허망한 일이고, 하늘이 무너지는 큰 고통이며, 가장 큰 슬픔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이별은 참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지요. 상조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가끔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있죠. 이는 과거의 문제점들입니다. 그럼 지금은 어떤지 물으실 수 있겠지만, 오랜 기간 장례지도사로 일해온 저로서도 확신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제 주변의 장례지도사들은 대부분 훌륭한 분들입니다. 그들은 마지막 여정을 떠나는 고인뿐만 아니라 유가족에게도 세심한 배려를 다합니다. 그들은 고인을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며, 그것이 바로 염사의 참된 덕목임을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단순히 이재(理財)만을 중시하며 가족들의 고.. 더보기
3일의 시간 일반 예법에선 3일장을 치르는 이유가 다시 돌아오실 시간을 드리는 고복(皐復: 사람이 죽는 것이 혼이 나간 것으로 믿고 나간 혼을 불러 사자(死者)를 소생시키려는 믿음에 연유한 신앙적 행위.) 혹은 초혼(招魂)의 의식으로 보기도 한답니다. 자식 혹은 가족의 애틋한 의식의 발로라고 하지요. 유가족에게는 짧게 느껴질 수 있는 3일간의 장례 기간이지만, 장례지도사에게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긴 시간이자,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입니다. 유족의 슬픔을 위로하고 고인에게 편안한 안식을 제공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다 보면, 때때로 '내게도 감정이 있는 것일까?' 하고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상례를 마치고 장례를 치르는 날, 유가족의 슬픔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은 저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떠나가는 이들의.. 더보기
첫 눈! 밤새워, 첫눈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 많았네요. 중부지방과 서울 곳곳에 많은 눈으로, 여러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많았습니다. 눈으로 볼 땐 참으로 매력적인 눈이지만 현실적으론 많은 불편함을 우리에게 줍니다.  달력을 보니 지난 22일이 소설(小雪)이었네요. 대설이 12월 7일 경이니 본격적인 겨울로 들어서나 봅니다. 24 절기 중 20번째의 절기인 이 시기엔 월동준비도 하고 김장도 서둘러서 마쳐야 하는 시기입니다. 더 추워지기 전에 말이지요.  저는 어제 옷장 속 옷들을 정리해서 겨울맞이 준비를 했습니다.늦은 저녁, 따뜻한 방 안에서 고구마에 동치미를 먹으며 도란도란 밤새 이야기꽃을 피우며 왁자지껄했던 어릴 적, 그때가 기억이 납니다. 다사다난이라는 표현보다도, 저는 다행히 다행히(多幸多幸)이란 표현을 쓰고.. 더보기
민들레가 순례를 떠나는 시간... 한가하게 책장을 정리하다가 아~하고 놀랐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 책장에 꽂아 둔 책을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제주가 고향이셨고 어머님의 지극한 사랑이 조금 더 컸던 상가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큰 따님께선 시와 글을 쓰는 시인이자 작가셨습니다.(윤슬 강순덕 님) 제게 2권의 책을 선물로 건네주셨습니다. 이는 몇 년에 걸친 글들을 모아 아름답게 구성한 시집과 수필집으로, 시인의 시선과 언어로 표현된 인상적인 작품들입니다. 지난날 어머니와 함께 했던 아름다운 시간들을 뒤로 한채,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작가의 애틋한 마음에 작은 연민과 슬픔이 생기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허락 없이 이렇게 책에 관해 써도 될는지 모르겠네요. 더보기
여자는 상주(喪主) 할 수 없나요? 결론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립니다. 지금의 장례식은 현대화되고 핵가족 중심으로 더 간소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현장에 있는 저도 그렇게 느끼고 있으며, 전통적인 장례문화도 서서히 변화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상장례를 주관하고 상가(喪家)를 이끄는 '상주(喪主)'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전통적인 상례와 가례에서 남자가 주도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왔으며, 이것이 올바르다고 관념적으로 인식해 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여성들도 영정을 들고 운구하는 일을 돕고 있으며, 빈소에서도 주인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습니다. 고인을 애도하고 추모하는 일에 순서나 위계가 있을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후회하게 될 겁니다. 마음 가는 데로 하십시오. 더보기
유구무언(有口無言)이 오히려 더 좋습니다. 조문객의 빈소 방문은 슬픔을 나누는 의례로서,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하는 데 매우 좋은 절차입니다. 품앗이라는 형식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 전통 상례의 일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요, 가끔은 제가 듣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호상(好喪)이라고 마치 당연하 듯 이야기하시는 분들을 가끔 봅니다. 위로의 이면이 있을 줄 저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죽음은 큰 슬픔이며, 유가족 누군가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고통일 수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예서(禮書)에 부모님의 돌아가심을 천붕지통(天崩之痛) 즉, 하늘이 무너지는 고통이라고 표현했으며, 가족을 잃는다는 표현을 할반지통(割半之痛) 즉,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이라고 했습니다.예서 어디에도 호상이라는 표현은 없습니다.세상에 죽어야 될 좋은 죽음과 정당한 .. 더보기